중세 성의 화장실, 가르데로브(Garderobe)의 비밀

중세 성의 화장실, 가르데로브(Garderobe)의 비밀

중세 성을 방문할 때면, 우리는 웅장한 벽과 높은 탑, 그리고 복잡한 요새 구조에 감탄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기본적인 생활을 했는지 궁금한 적이 있나요? 특히, 화장실은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오늘은 중세 성에서 사용된 화장실, **"가르데로브(Garderobe)"**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가르데로브란?

**가르데로브(Garderobe)**는 중세 유럽 성에서 사용된 화장실 구조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본래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이 단어는 "옷을 보관하는 공간"이라는 뜻도 있지만, 중세 성에서는 화장실로 사용되던 작은 돌출형 방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였습니다.

가르데로브는 성벽 바깥으로 돌출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아래로 길게 이어지는 배출구가 있습니다. 현대적인 배관 시스템이 없던 당시에는, 사용자가 이곳에서 볼일을 보면 배설물이 성벽을 따라 아래로 떨어지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가르데로브의 특징

1. 성벽 바깥으로 돌출된 구조

가르데로브는 성벽 외부에 설치되어 내부의 청결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적들이 공격할 경우에도 성 내부로 오물이 쌓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2. 직접적인 배출 시스템

오물이 성벽을 따라 떨어져 자연적으로 분해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일부 성에서는 하천이나 해자로 연결하여 자동으로 씻겨 내려가도록 만들기도 했습니다.



3. 추위와 냄새 방지

겨울철에는 냉기가 직접 들어오는 단점이 있었지만, 많은 경우 좁은 공간으로 만들어 보온 효과를 높였습니다.

성주나 귀족들의 가르데로브는 특별한 향료나 허브를 배치하여 냄새를 줄이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4. 방어적 활용

적들이 성벽을 타고 올라올 경우, 이곳에서 배설물을 던져 방어 무기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기록에 따르면, 병균이 번식하는 곳이기 때문에 적들에게 질병을 퍼뜨리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현대인의 시각에서 본 가르데로브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화장실과 비교하면 가르데로브는 매우 원시적인 형태이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실용적인 발명품이었습니다. 현대식 하수 시스템이 등장하기 전까지, 중세 사람들은 자연적인 방식으로 오물을 처리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특히, 성의 구조상 청결과 방어를 동시에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가르데로브는 단순한 화장실이 아니라 지혜로운 건축적 해법이기도 했습니다.

결론

가르데로브는 단순한 화장실이 아니라, 중세 성의 방어와 위생을 고려한 독특한 구조였습니다. 중세 유럽의 삶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당시의 건축 기술과 생활방식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유산입니다.

다음번에 중세 성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이 작은 돌출된 방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과거 사람들의 생활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